* 사실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물론 처음엔 모든 것이 처음이고, 그렇게 알아가는 거지.
하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시골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위로의 편지'라 불리는 글을 쓰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고.
1985년부터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사 출판국, 웅진씽크빅 등에서 인터뷰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다. 2018년 도시 생활을 접고 경기도 용인으로 이주, 시골 책방을 차렸다. 첫 시집 『내 몸에 길 하나 생긴 후』가 2017 세종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되었고, 시집 『전화번호를 세탁소에 맡기다』, 산문집 『시골 책방입니다』, 『아들과 클래식을 듣다』,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등을 써냈다. 현재 출판사 생각을 담는 집과 함께하는 시골 책방 생각을 담는 집을 운영하고 있다.
- <네이버> 책 정보를 통해 알게된 임후남 작가
* 프롤로그, 책을 소개하는 글이다.
왜 뭉클하지, 그저 소개의 글일 뿐인데.
시골에 살고 책방을 해요.
그런데 생활이 좀 호사스러워요.
민들레 풀씨와 쏟아지는 벚꽃 때문이에요.
나는 이렇게 괜찮아지고 있어요.
제가 괜찮아지고 있는 것처럼 당신도 괜찮아졌으면 합니다.
부디 아프지 말고, 우리 함께 괜찮은 사람이 되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작가는 '나는 이렇게 괜찮아지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동안은 꽤나 아팠고, 괜찮지 않았다는 거겠지.
어제의 내가 정신과 치료를 검색했던 걸 생각해보면, 나도 꽤 괜찮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더 작가의 이 짧은 글에 공감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다짜고짜 사랑한다고 하는데, 이게 얼마 만에 들어보는 사랑 고백인지.
웃프다.
* 목차는, 정겨우면서도 목가적이다.
그리고 문장들은 어딘가 소담하면서도 예쁘다.
1장 책을 읽는 그대에게
1. 햇살 한 줌, 바람 한 줄기를 동봉합니다
2. 두릅 한 줌, 사소한 것들로 행복을 누려요
3. 그리움도 마음이 부드러울 때 생기지요
4. 혼자도 즐거운 생활, 꽤 괜찮아요
5. 계신 곳에서 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6. 아픈 몸과 아픈 마음들을 지납니다
7. 저의 생활은 꽤 낭만적입니다만
8. 지속하는 것이 미니멀라이프, 밑줄을 그었지요
9. 속이 텅 빈 날, 그냥 책을 읽었습니다
10. 모닥불을 피워놓고 시 낭송을 했습니다
11. 오늘 하루도 괜찮았습니다
12. 따듯한 햇살을 택배로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만
13. 우리, 그 방에서 만나요
14. 깜빡, 나에게 속고 살아요
2장 시골에 살고 책방을 해요
1. 천사의나팔이 꽃을 피웠다
2. 봄을 먹어야지!
3. 밭이 정원, 정원이 밭
4. 사는 대로 만들어지는 인생
5. 딴전을 피우다
6. 새순을 틔우는 감나무처럼
7. 망초꽃 그리고 누드베키아
8. 금계국이거나 수레국화처럼
9. 아름다움을 찾는 일
10. 꽃보다 아름다운 들깻잎
11. 오늘의 안부
12. 식물의 위로
13. 나이 들어가는 일에 대하여
14. 동화된다는 것에 대하여
15. 시골에 산다는 것
3장 생활이 좀 호사스럽습니다
1. 지적 허영과 지적 허기 속에서
2. 바라보는 즐거움
3. 이 좋은 날을
4. 빗속의 음악회
5. 수재의연금
6. 함께 늙어가는 책방
7. 참 좋은 소설
8. 묵은지 같은 글
9. 겨울 정원
10. 방황
11. 어떤 여행자
12. 눈
13. 편지
14. 오홋! 봄이 온다
4장 나는 괜찮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1. 할아버지와 냉이꽃
2. 머리 질끈 동여매고 코로나19를 지나다
3. 명절에도 문 엽니다
4. 나는 괜찮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5. 나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6. 스물세 살 청년의 고백
7. 생활의 즐거움
8. 어슬렁거리며 살아요
9. 시골 책방이 북적였어요
10. 서점의 언어
11. 사람이 좋다
12. 명이나물이 새순을 티웠다
13. 여기는 시골 책방입니다
14. 문화공간으로서의 책방
15. 책은 왜 정가를 주고 사야지요?
* 노안으로 눈이 침침해져도 멀리에 있는 것들은 잘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띠지 않는 것들이 꽤 많은데.
작가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고, 금세 묻어버리고 마는 것들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치 '너도 소중하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묘한 동경심이 생겼다.
시골에 살면서 책방을 하면 어떨까?
서울 복판에서 근무하고, 서울 외곽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살아가는 일상이라 그런가.
문득 그녀의 삶에 무한 긍정으로 다가가고픈 마음이 든다.
책의 부제는 '시골 책방에서 보내는 위로의 편지들'이다.
곳곳에서 위로가 넘쳐대는 요즘이지만
나에게 맞는 위로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반납하기까지, 찬찬히 읽었다.
* 꽤나 인상적이어서, 두고두고 읽었던 구절이 있다.
다시 봄입니다.
봄을 먹어야 또 한 해를 살아갑니다.
어제는 마당에서 캔 민들레를 데쳐 된장에 조물조물 무쳤더니 입맛이 확 돌았습니다.
봄에는 독초도 약이라고 할 정도로
겨울을 지내고 처음 나온 것들은 모두 약이라고 합니다.
봄을 먹고 봄을 누려야지요.
그래야 또 살아내지요.
그래야 또 살아낸다고 하는데, 진짜 고마웠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삶에 의욕이 없고, 위태로웠는데.
저 한 줄을 보며 누군가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하면, 작가님도 좋아하시겠지?
* 힘들 때,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글이다.
다만 도시 생활에 지쳐있다면, 글쎄- 작가의 삶을 나처럼 동경 어린 시선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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