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성가족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문득 이 책이 떠올랐다.
출판 당시 무척이나 핫했던 책이자 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봤을 법한 책.
1982년 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나 엄마, 동료이자 아내로 살아가는 김지영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가독성이 좋았고 이해가 빨랐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분과 내가 경험하지 못한 점도 적지 않았지만.
이 책은 많은 여성들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
82년생 김지영씨가 겪고, 그녀의 어머니 오미숙 씨도 겪었고, 딸인 정지원 씨도 마주하게 될 현실.
* 조남주 작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지만 지금은 들으면 딱 아는 이름이 됐다.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PD수첩],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아침]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10년 동안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6년 장편소설 『고마네치를 위하여』로 황산벌청년문학상을, 같은 해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으로 2017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외 장편소설 『사하맨션』과 『귤의 맛』, 소설집 『그녀 이름은』, 『우리가 쓴 것』 등이 있다.
- <Yes 24>에 올라온 작가 소개
* 82년생 김지영
앞서 가독성이 좋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곱씹을 부분도 많았으니 그건 이 책의 깊이가 사뭇 깊기 때문일 것이다.이 책을 읽고, 애써 눈을 돌리려 했던 유리 천장이 떠올랐다.그리고 귀를 닫으려 노력했던 누군가의 당연한 희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공포, 피로, 당황, 놀람, 혼란, 좌절의 연속에 대한 한국 여자의 인생 현장 보고서!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세 번째 작품 『82년생 김지영』. 서민들의 일상 속 비극을 사실적이면서 공감대 높은 스토리로 표현하는 데 재능을 보이는 작가 조남주는 이번 작품에서 1982년생 '김지영 씨'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고백을 한 축으로, 고백을 뒷받침하는 각종 통계자료와 기사들을 또 다른 축으로 삼아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 엄마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 내고, 남편의 결혼 전 애인으로 빙의해 그를 식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리포트에 기록된 김지영 씨의 기억은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1999년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이후 여성부가 출범함으로써 성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이후, 즉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지나온 삶을 거슬러 올라가며 미처 못다 한 말을 찾는 이 과정은 지영 씨를 알 수 없는 증상으로부터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 ‘그녀’들의 인생 마디마디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핍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 <Yes 24>에 올라온 작품 소개
2015년 가을
1982년~1994년
1995년~2000년
2001년~2011년
2012년~2015년
2016년
* 문장들
"넌 그냥 얌전히 있다 시집이나 가."
이제껏 더 심한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김지영씨는 갑자기 견딜 수가 없어졌다.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아 숟가락을 세워 들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딱, 하고 단단한 돌덩이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숟가락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당신은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그런 고리타분한 소릴 하고 있어? 지영아, 너 얌전히 있지 마! 나대! 막 나대! 알았지?"
김지영 씨는 미로 한가운데 선 기분이었다. 성실하고 차분하게 출구를 찾고 있는데 애초부터 출구가 없었다고 한다. 망연히 주저앉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안 되면 벽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한다.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고, 최소 투자로 최대 이익을 내겠다는 대표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효율과 합리만을 내세우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는 결국 무엇이 남을까. 남은 이들은 행복할까.
* 비단 여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오직 남성만을 위한 책이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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